(Radar) 9. 빔포밍 — 가중과 위상 조향, 합·차 빔, 아날로그와 디지털
안테나 소자 여러 개가 받은 신호를 어떻게 합치면 빔이 되는지 정리한다 — 시간차를 위상으로 되돌려 더한다는 원리, 균일부터 Chebyshev·Taylor 까지 일곱 가중이 만드는 부엽과 빔폭, 위상 기울기로 빔을 돌리는 방법과 양자화·스퀸트의 한계, 합 빔과 차 빔이 나뉘는 이유, 합산을 어디서 하느냐가 가르는 아날로그·디지털·하이브리드, 적응 널과 빔 확장, 그리고 채널 오차가 부엽을 무너뜨리는 정도까지.
이번 장에서는 빔포밍을 다루겠다. 소자마다 진폭과 위상을 어떻게 주면 패턴이 어떻게 되는지, 합 빔 옆에 차 빔을 왜 하나 더 만드는지, 그 합산을 케이블에서 할지 프로세서에서 할지가 무엇을 가르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하겠다.
1. 빔포밍의 정의
빔포밍은 여러 소자가 받은 신호를 시간차만큼 되돌려 놓고 더하는 일이다. 문장은 짧은데 왜 그것이 방향을 고르는 일이 되는지는 한 번 짚어야 한다.
그림 1. 기울어져 들어온 파면은 소자마다 다른 시각에 닿는다. 그 시간차를 위상으로 되돌려 더하면 그 방향의 신호만 동상으로 쌓인다.
왜 더하는 것만으로 방향이 골라지는가
소자가 일렬로 늘어서 있고 전파가 정면에서 들어온다고 하자. 모든 소자에 동시에 닿으므로 파의 마루와 골이 딱 맞는다. 그대로 더하면 소자 수만큼 커진다.
이번에는 비스듬히 들어온다고 하자. 가까운 쪽 소자에 먼저 닿고 먼 쪽에는 늦게 닿는다. 이웃 소자 사이의 경로 차이는 $d\sin\theta$ 다. 소자마다 파의 위치가 조금씩 어긋나 있으므로, 그냥 더하면 어떤 소자는 마루이고 어떤 소자는 골이라 서로 지운다. 소자가 많을수록 더 잘 지워진다.
여기가 핵심이다. 소자마다 어긋난 만큼을 미리 되돌려 놓고 더하면, 되돌린 그 방향만 딱 맞아떨어져 크게 남고 나머지 방향은 여전히 서로 지운다. 되돌리는 값을 바꾸면 크게 남는 방향이 바뀐다. 그것이 빔이고, 그 방향을 고르는 일이 빔포밍이다.
여기서 되돌린다는 것은 시간을 미룬다는 뜻인데, 실제로는 위상을 돌린다. 주파수가 하나로 정해져 있으면 신호를 시간만큼 미루는 것과 위상을 그만큼 돌리는 것이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위상은 파동이 한 주기 안에서 어디쯤 와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이고 한 바퀴가 360° 다. 9.5 GHz 에서 한 주기는 파장 31.6 mm 에 해당하므로, 경로가 7.9 mm 어긋나면 위상이 90° 어긋난 것이다.
식으로 쓰면
소자 $n$ 이 받은 신호를 $x_n$, 그 소자에 곱해 줄 값을 $w_n$ 이라 하면 빔 출력은 이렇게 쓴다.
\[y \;=\; \sum_n w_n\, x_n\]$w_n$ 을 가중(weight)이라 부른다. 복소수라서 크기와 위상 두 가지를 담고 있고, 이 장의 나머지는 사실상 그 둘을 각각 어떻게 정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 크기 $\lvert w_n\rvert$ — 어느 소자를 세게 쓰고 어느 소자를 약하게 쓸지. 빔의 모양, 특히 옆으로 새는 정도를 정한다. 2절
- 위상 $\angle w_n$ — 소자마다 얼마나 되돌릴지. 빔이 향하는 방향을 정한다. 3절
$w_n$ 의 위상이 경로차가 만든 위상 $\frac{2\pi}{\lambda} n d \sin\theta_0$ 를 정확히 지우면 $\theta_0$ 방향이 주엽이 된다. 7장 7절의 배열 인자가 정확히 이 합이다.
가중을 언제 정하는가
빔포밍은 이 가중을 어디서 얻느냐로 크게 둘로 나뉜다.
결정적(deterministic) 빔포밍은 $w_n$ 을 설계 단계에서 정해 표로 넣어 둔다. 어느 방향을 볼지, 부엽을 얼마나 낮출지를 미리 정해 놓고 그대로 쓴다. 2절과 3절이 여기에 해당한다.
적응(data-dependent) 빔포밍은 들어온 신호를 보고 $w_n$ 을 그때그때 다시 계산한다. 지금 재머가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는 설계할 때 알 수 없으므로, 받아 본 뒤에 그 방향만 죽이는 가중을 만든다. 6절의 적응 널이 그것이다.
이 장은 결정적 쪽에서 시작해 적응 쪽으로 간다.
2. 가중과 패턴
먼저 크기 쪽이다. 어느 소자를 세게 쓰고 어느 소자를 약하게 쓸지가 패턴의 모양을 정한다.
부엽이 왜 문제인가
안테나는 보려는 방향에만 반응하지 않는다. 주엽 옆으로도 조금씩 새는데 그것이 부엽(사이드로브)이다. 7장 3절에서 봤듯 모든 소자를 같은 세기로 쓰면 첫 부엽이 −13.2 dB 에 고정된다. dB 로만 보면 감이 안 오니 배수로 옮기면 이렇다.
| 부엽 준위 | 주엽 대비 |
|---|---|
| −13 dB | 1/20 |
| −23 dB | 1/200 |
| −35 dB | 1/3,000 |
| −42 dB | 1/16,000 |
1/20 이면 작아 보이지만 상대가 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옆 방향에서 주엽 표적보다 100 배 강한 재머가 들어오면, 1/20 로 깎여도 표적의 다섯 배로 들어온다. 표적은 그 아래 묻힌다. 지면 반사나 넓게 퍼진 클러터도 마찬가지로 옆에서 들어온다. 부엽 준위는 옆에서 들어오는 것을 얼마나 막아 주느냐를 나타내는 숫자다.
가장자리를 줄이면 부엽이 내려간다
부엽이 생기는 이유는 개구의 가장자리에서 신호가 뚝 끊기기 때문이다. 모든 소자를 같은 세기로 쓰면 마지막 소자까지 100 % 로 쓰다가 그 바깥은 0 이 된다. 그 급격한 경계가 옆으로 퍼지는 성분을 만든다.
가장자리 소자의 몫을 서서히 줄여 경계를 부드럽게 하면 그 성분이 줄어든다. 이것이 테이퍼(taper)이고, 대가는 둘이다. 개구의 바깥쪽을 덜 쓰는 셈이라 빔이 넓어지고 이득이 깎인다. 얼마나 줄이느냐, 어떤 모양으로 줄이느냐에 따라 이름 붙은 가중들이 있다.
그림 2. A 가 개구 위의 진폭 분포, B 가 주엽을 ±6° 로 확대한 것이다. C 와 D 는 부엽의 모양이 갈리는 두 무리를 Uniform 을 기준선으로 두고 나눠 그렸다.
소자 20개, $d = \lambda/2$ 배열에 일곱 가지 가중을 걸어 계산한 결과다.
| 가중 | 첫 부엽 | 빔폭 | Uniform 대비 | 이득 손실 | 원거리 부엽 |
|---|---|---|---|---|---|
| Uniform | −13.19 dB | 5.07° | ×1.000 | 0.00 dB | −23.6 dB |
| Cosine | −23.13 dB | 6.79° | ×1.338 | 0.90 dB | −41.1 dB |
| Triangular | −26.84 dB | 7.28° | ×1.435 | 1.24 dB | −37.0 dB |
| Raised cosine (Hann) | −31.46 dB | 8.25° | ×1.625 | 1.76 dB | −53.6 dB |
| Chebyshev −35 dB | −35.00 dB | 6.74° | ×1.329 | 0.89 dB | −35.0 dB |
| Taylor $\bar n = 5$, −35 dB | −35.01 dB | 6.80° | ×1.340 | 0.93 dB | −36.0 dB |
| Hamming | −41.70 dB | 7.46° | ×1.470 | 1.34 dB | −42.0 dB |
읽는 법은 이렇다.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부엽이 낮아지는데, 그 대가로 빔폭 열의 배수가 커지고 이득 손실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Uniform 에서 Taylor −35 dB 로 옮기면 부엽이 22 dB(약 150 배) 내려가는 대신 빔이 1.34 배 넓어지고 이득을 0.93 dB 잃는다.
원거리 부엽은 30° 밖에서 가장 높은 값이다. 표의 빔폭은 소자 20개짜리 배열의 절대값이라 소자 수가 달라지면 같이 달라지지만, 첫 부엽·확대 배수·이득 손실은 소자 수와 거의 무관하다. 실제로 같은 가중을 7장의 50 소자 배열에 걸면 Taylor −35 dB 가 ×1.340 대 ×1.341, Hamming 이 ×1.470 대 ×1.471 로 나온다. 가중을 고를 때 보는 값은 절대 빔폭이 아니라 이 세 가지다.
부엽의 모양이 갈린다
첫 부엽만 보면 놓치는 것이 있다. 주엽에서 멀어질수록 부엽이 계속 낮아지는 가중이 있고, 먼 곳까지 같은 높이로 깔리는 가중이 있다. 표의 마지막 열이 그 차이다.
- 감쇠형 — Cosine 은 첫 부엽 −23.1 dB 에서 원거리 −41.1 dB 로, Raised cosine 은 −31.5 dB 에서 −53.6 dB 로 계속 내려간다. 가중이 가장자리에서 부드럽게 0 에 닿아 경계가 완전히 없기 때문이다. 넓게 퍼진 클러터처럼 사방에서 조금씩 들어오는 것이 문제일 때 유리하다
- 등리플형 — Chebyshev 는 첫 부엽과 원거리 부엽이 −35.0 dB 로 똑같다. 모든 부엽을 같은 높이로 눌러 놓았다는 뜻이다. 남는 여유가 없으니 정해진 부엽 준위에서 빔폭이 가장 좁다(6.74°). 부엽 준위를 사양으로 정해 놓고 그 조건에서 성능을 최대로 뽑을 때 쓴다
Chebyshev 가 이론적으로 최적인데도 실무의 기본값이 Taylor 인 이유는 가중 자체에 있다. Chebyshev 는 소자 수가 커질수록 끝 소자의 값이 이웃보다 도로 솟는다.
| 소자 수 | 끝 소자 $w_0$ | 이웃 $w_1$ |
|---|---|---|
| 20 | 0.193 | 0.218 |
| 50 | 0.346 | 0.157 |
| 100 | 0.622 | 0.140 |
100 소자면 끝 소자가 이웃의 4.4 배다. 가장자리로 갈수록 약해지다가 맨 끝만 갑자기 세지는 분포를 급전망으로 만들기 어렵고, 그 한 소자가 틀어지면 패턴이 크게 흔들린다. Taylor 는 주엽에서 가까운 $\bar n$ 개 부엽만 등리플로 누르고 먼 쪽은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두어 이 문제를 피한다. 그 대가가 위 표에서 Chebyshev 대비 빔폭 0.06°, 이득 0.04 dB 뿐이다.
무엇을 고르는가
| 상황 | 선택 |
|---|---|
| 이득이 최우선, 클러터·재밍이 약함 | Uniform |
| 일반적인 감시·추적 | Taylor. 부엽 준위를 사양에서 직접 지정할 수 있다 |
| 특정 각도의 강한 간섭을 눌러야 함 | Chebyshev 계열, 또는 6절의 적응 널 |
| 원거리 부엽이 문제 (넓게 퍼진 클러터) | Raised cosine · Cosine 계열 |
7장에서 본 대로 부엽 규격은 개구 크기와 소자 오차 허용치를 함께 움직인다. 그리고 이 표의 값들은 전부 가중이 정확히 걸렸을 때의 값이라, 7절의 채널 오차가 들어오면 −35 dB 설계가 −28 dB 로 올라온다.
3. 위상 조향
이제 위상 쪽이다. 기계식 안테나는 빔을 돌리려면 구조물을 통째로 돌린다. 배열은 소자마다 위상을 조금씩 다르게 걸어 주는 것으로 끝난다.
걸어야 할 값은 1절의 경로차를 뒤집으면 나온다. 이웃 소자보다 $d\sin\theta_0$ 만큼 늦게 닿는다면 그만큼 앞당겨 주면 되므로, $n$ 번 소자에 $\phi_n = -\frac{2\pi}{\lambda} n d \sin\theta_0$ 를 건다. 소자 번호에 비례하는 위상, 곧 일정한 기울기다.
그림 3. 이웃 소자 위상차 90° 면 30°, 155.9° 면 60°. 하드웨어는 그대로인데 빔만 옮겨 간다.
9.5 GHz 에서 7장의 50 소자 배열($d = \lambda/2$ = 15.8 mm, 개구 0.789 m)로 조향각별로 계산하면 이렇다.
| 조향각 | 이웃 소자 위상차 | 빔폭 (계산) | $1/\cos\theta_0$ 예측 |
|---|---|---|---|
| 0° | 0° | 2.03° | 2.03° |
| 30° | 90.0° | 2.34° | 2.34° |
| 60° | 155.9° | 4.06° | 4.05° |
30° 행이 감을 잡기 좋다. 소자 간격 15.8 mm 에서 30° 로 기울어 들어오면 경로차가 그 절반인 7.9 mm 이고, 이것이 파장 31.6 mm 의 정확히 1/4 이라 위상으로는 90° 다. 그러니 이웃 소자마다 90° 씩 어긋나게 걸면 빔이 30° 로 간다.
조향할수록 빔이 넓어지는 것은 비스듬히 보면 개구가 짧아 보이기 때문이다. 정면에서 0.789 m 인 개구가 60° 에서는 그 절반으로 보이고, 7장에서 본 대로 개구가 짧으면 빔이 넓다. 이득이 같이 떨어지는 스캔 손실은 3장에 있고, 소자 간격과 조향 범위가 격자엽 때문에 묶이는 조건은 7장 7절에 있다.
위상 이동기의 분해능
위상 이동기는 아무 값이나 걸 수 있는 다이얼이 아니다. 몇 비트짜리 스위치라서 정해진 계단값만 낼 수 있다. 3 bit 면 $2^3 = 8$ 단계, 곧 45° 단위다. 요구 위상이 60° 여도 45° 나 90° 중 가까운 쪽으로 걸린다.
그림 4. 요구 위상(점선)을 45° 계단(3 bit)으로 근사해도 주엽은 거의 그대로다. 대신 양자화 부엽이 바닥에 깔린다.
그 오차가 얼마나 아픈지 계산해 봤다.
| 비트 수 | 위상 스텝 | 이득 손실 (계산) | 이론값 $\frac{\pi^2}{3}2^{-2B}$ | 지향 오차 |
|---|---|---|---|---|
| 3 bit | 45.0° | 0.23 dB | 0.23 dB | 0.02° |
| 4 bit | 22.5° | 0.05 dB | 0.06 dB | 0.00° |
| 6 bit | 5.6° | 0.00 dB | 0.00 dB | 0.01° |
이득만 보면 3 bit 도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부엽이다. 계단으로 자른 오차가 개구 위에 규칙적인 잔물결로 남고, 규칙적인 것은 특정 방향에서 보강되어 그쪽에 가짜 로브를 세운다. 2절에서 비싸게 산 저부엽이 여기서 무너진다. 저부엽 배열이 5~6 bit 위상 이동기를 쓰는 이유는 이득이 아니라 부엽이다.
위상 조향의 대역 한계
위상 조향에는 전제가 하나 숨어 있다. 1절에서 시간을 미루는 것과 위상을 돌리는 것이 같다고 했는데, 그것은 주파수가 하나일 때의 이야기다. 같은 위상 90° 라도 주파수가 다르면 대응하는 시간이 달라진다. 그래서 신호가 넓은 대역을 쓰면 대역 양 끝에서 빔이 설계한 방향을 벗어난다. 이것이 빔 스퀸트(beam squint)이고 크기는 $\Delta\theta \approx \tan\theta_0 \cdot \Delta f/f_0$ 다.
| 조향각 | 대역 10 MHz | 200 MHz | 1 GHz |
|---|---|---|---|
| 30° | 0.017° | 0.35° | 1.74° |
| 60° | 0.052° | 1.04° | 5.22° |
6장 감시 레이다의 대역폭 10 MHz 에서는 빔폭 2° 대비 무시할 수준이다. 그런데 8장에서 본 고분해능 광대역으로 가면 빔폭과 맞먹어서, 위상으로 흉내 내는 대신 실제로 신호를 늦추는 지연선을 써야 한다. 이것을 진지연(true time delay)이라 하고, 광대역 빔포밍이 따로 다뤄지는 이유가 이것이다. 소자마다 지연선을 다는 것은 부담이 커서, 부배열 단위로만 진지연을 걸고 그 안은 위상으로 두는 절충이 실무의 표준이다.
4. 합 빔과 차 빔
빔포머가 만드는 출력은 하나가 아니다. 감시·추적 레이다는 최소한 두 벌을 만드는데, 왜 그런지가 이 절이다.
빔이 좁아야 하는 이유는 각도 분해능이다. 빔폭 안에 함께 든 두 표적은 하나로 보이므로, 표적을 갈라 보는 단위가 빔폭이다. 그런데 좁은 빔 하나로는 표적이 빔 안 어디쯤에 있는지를 알 수 없다.
그림 5. 합 빔의 정점은 평평해서 각도 정보가 없다. 개구를 반으로 갈라 뺀 차 빔이 그 정보를 만든다.
지금까지 다룬 보통의 빔, 곧 모든 소자를 그냥 더한 것을 합 빔 $\Sigma$ 라 한다. 합 빔의 정점은 평평하다. 계산해 보면 정면에서 0.1° 벗어나도 응답이 0.02 dB 밖에 안 변한다. 산 정상에서 몇 걸음 움직여도 높이가 거의 같은 것과 같아서, 받은 세기를 아무리 정밀하게 재도 그 안의 각도를 되짚을 수 없다.
차 빔 $\Delta$ 는 개구를 반으로 갈라 왼쪽 절반에서 오른쪽 절반을 뺀 것이다. 표적이 정확히 정면에 있으면 양쪽이 똑같아 차가 0 이고, 왼쪽으로 치우치면 왼쪽이 커져 차가 양수, 오른쪽으로 치우치면 음수가 된다. 정면에서 0 이고 벗어난 쪽으로 부호가 갈리는 값이라 각도 정보가 그대로 들어 있다. 사람이 두 귀에 들어온 소리의 차이로 방향을 아는 것과 같은 구조다.
여기서 차 빔만 쓰지 않고 합으로 나눈 $\Delta/\Sigma$ 를 쓴다. 표적이 크면 $\Sigma$ 도 $\Delta$ 도 함께 커지므로 차 빔만으로는 표적이 큰 것인지 많이 벗어난 것인지 구분되지 않는데, 나누면 크기가 약분되고 각도만 남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든 값은 빔폭 안에서 각도에 비례하는 직선이 되고, 같은 50 소자 배열에 Taylor −30 dB 가중을 걸면 빔폭이 2.57° 이고, 그때 기울기는 빔폭 단위로 $k_m = 1.35$ 다.
각도 정확도는 이 기울기와 SNR 이 정한다. 기울기가 가파를수록, 신호가 잡음보다 클수록 정확해진다.
\[\sigma_\theta \;=\; \frac{\theta_{3\mathrm{dB}}}{k_m\sqrt{2\,\mathrm{SNR}}}\]| SNR | 단일 펄스 각도 정확도 | 빔폭 대비 |
|---|---|---|
| 13 dB | 0.30° | 1/8 |
| 20 dB | 0.14° | 1/19 |
분해능은 빔폭에 묶여 있지만 측정 정확도는 빔폭의 수십 분의 일까지 내려간다. 7장 3절에서 분해능과 정밀도가 다른 값이라고 한 것이 이 계산이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이 $\Sigma$·$\Delta$ 를 비교기(magic tee) 회로망으로 만들었고, 디지털에서는 같은 데이터에 가중 두 벌을 곱해 만든다. 펄스 하나로 각도를 뽑는 모노펄스 처리 전체는 뒤의 신호처리 장에서 다루겠다.
5. 아날로그와 디지털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합산을 어디서 하든 똑같이 성립한다. 갈림길은 그 합을 RF 케이블에서 하느냐 프로세서에서 하느냐다.
그림 6. 합산 위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 갈수록 채널 수와 자유도가 함께 늘어난다.
아날로그 빔포밍은 소자별 위상 이동기를 지난 신호를 결합망에서 RF 상태로 합친 뒤, 그 하나만 수신기와 ADC 에 넣는다. PESA 든 초기 AESA 든 이 구조다. 값이 싸고 데이터가 가볍다. 대신 한 번 합치고 나면 어느 소자가 무엇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빔이 하드웨어에 한 번에 하나이고, 다른 방향을 보려면 위상을 다시 걸고 다시 받아야 한다. 동시 다중 빔이 꼭 필요하면 Butler 행렬이나 Rotman 렌즈처럼 결합망을 여러 벌 짜서 만드는데, 빔 개수와 방향이 하드웨어에 굳는다.
디지털 빔포밍(DBF)은 소자(또는 부배열)마다 수신기와 ADC 를 두어 소자별 숫자를 그대로 남기고, 합산을 전부 소프트웨어로 넘긴다. 같은 데이터를 두고 가중을 바꿔 가며 몇 번이든 다시 합칠 수 있으니, 빔이 몇 개든 어떤 모양이든 데이터를 받은 뒤에 정해도 된다. 대가는 규모다.
| 구조 | 채널 수 (50 × 50 배열) | 데이터율 (10 MSPS, I/Q 16 bit) |
|---|---|---|
| 완전 디지털 (소자별) | 2,500 | 100 GB/s |
| 하이브리드 (25소자 부배열) | 100 | 4 GB/s |
| 아날로그 | 1 | 0.04 GB/s |
수신기 2,500 벌과 초당 100 GB 를 감당하는 것이 완전 디지털의 값이다. 그래서 실무의 대세는 하이브리드다. 부배열 안은 아날로그 위상 이동기로 합치고, 부배열 사이만 디지털로 처리한다. 채널 수를 수십 분의 일로 줄이면서 디지털의 자유도를 대부분 남긴다. 다만 부배열 안에서 이미 합쳐졌으므로 디지털 쪽에서 만질 수 있는 자유도는 소자 수가 아니라 부배열 개수만큼이다.
6. 디지털이 여는 자유도
가중이 숫자가 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하나씩 계산해 봤다.
동시 다중 빔과 탐색 시간
좁은 빔의 부담부터 숫자로 보자. 90 × 20° 구역을 2° 빔으로 빠짐없이 훑으려면 450 개 방향을 봐야 하고, 6장의 관측 시간 128 ms 를 방향마다 쓰면 한 바퀴에 57.6 초가 걸린다. 표적 정보가 1분에 한 번 갱신된다는 뜻이라 감시 레이다로는 못 쓴다. 고이득 좁은 빔이 항상 좋은 것이 아니라, 좁은 빔은 시간 예산을 그만큼 잘게 쪼개 쓴다.
디지털이면 같은 수신 데이터에 가중을 $k$ 벌 곱해 인접한 방향 $k$ 개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송신은 넓게 뿌리고 수신만 다중 빔으로 받으면 탐색 시간이 그 배수로 줄어든다. 아날로그에서는 빔 하나가 하드웨어 한 벌이었으니, 이것이 디지털의 가장 직접적인 이득이다.
적응 널
재머는 주엽이 아니라 부엽으로도 수신기를 포화시킨다. 가중이 숫자면 재머가 오는 방향의 응답이 0 이 되도록 가중을 고쳐 그 방향만 도려낼 수 있다.
그림 7. 8° 재머 방향만 도려냈다. 주엽과 나머지 패턴은 거의 그대로다.
Taylor −30 dB 가중에 8° 방향을 0 으로 만드는 조건 하나를 걸어 계산하면, 그 방향 응답은 수치적으로 0 (−300 dB 아래)이 되는데 정면 이득은 0.02 dB 밖에 안 잃는다. 소자가 $N$ 개면 조절할 수 있는 값도 $N$ 개이므로, 주엽을 유지하는 데 하나를 쓰고도 최대 $N-1$ 개 방향에 널을 세울 수 있다. 실제 운용에서는 재머 방향을 미리 모르니 수신 데이터에서 어느 방향이 유난히 센지를 추정해 가중을 갱신하는데, 이것이 1절에서 말한 적응 빔포밍이다. 합 빔은 그대로 두고 보조 빔(auxiliary beam)으로 부엽에 들어온 것만 빼 주는 사이드로브 상쇄기(SLC)도 같은 원리의 고전적 구현이다.
위상 전용 빔 확장
반대로 빔을 일부러 넓혀야 할 때도 있다. 위에서 본 탐색 송신빔이 그렇다. 송신은 증폭기를 최대 출력으로 쓰기 때문에 소자마다 세기를 줄이는 진폭 테이퍼를 걸 수 없고, 위상만 만질 수 있다.
그림 8. 개구 위상을 2차 곡선으로 굽히면 진폭은 그대로 둔 채 빔이 넓어진다.
조향은 위상을 직선으로 기울이는 일이었는데, 여기서는 위상을 2차 곡선으로 굽힌다. 소자마다 향하는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는 셈이라 빔이 퍼진다.
| 위상 곡률 | 빔폭 | 확대 배수 | 첨두 |
|---|---|---|---|
| 평면 (기준) | 2.03° | ×1.0 | 0 dB |
| $\alpha = 2$ | 6.03° | ×3.0 | −4.0 dB |
| $\alpha = 4$ | 12.49° | ×6.2 | −7.6 dB |
첨두가 내려가는 것은 손해가 아니라 정의다. 같은 전력을 넓은 각도에 나눠 뿌리니 각도당 전력이 그만큼 옅어진다. 넓힌 송신빔으로 뿌리고 좁은 수신 다중 빔으로 받는 조합이 탐색의 표준이고, 위의 57.6 초를 실용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방법이다. 같은 위상 조작으로 고각 방향 이득을 원하는 모양으로 깎는 것이 빔 셰이핑이고, 파도에 흔들리는 함정에서 흔들린 만큼 조향각을 매번 고쳐 걸어 빔을 하늘에 붙들어 두는 전자적 빔 안정화도 결국 같은 일이다.
7. 오차와 교정
지금까지의 계산은 모든 채널이 완벽히 같다는 전제 위에 있다. 실물은 그렇지 않다. 채널마다 이득과 위상이 조금씩 다르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는 2절을 되짚으면 보인다. 부엽이 낮다는 것은 그 방향에서 소자들의 기여가 정확히 상쇄되도록 가중을 맞춰 놓았다는 뜻이다. 상쇄는 정밀할수록 잘 되고 어긋날수록 덜 된다. 채널이 제각각이면 상쇄가 덜 되고, 덜 상쇄된 만큼이 부엽으로 남는다.
Taylor −35 dB 설계에 채널별 무작위 오차를 뿌려 500회 평균한 결과다.
| 채널 오차 (진폭, 위상) | 주엽 밖 최대 부엽 | 설계값 대비 |
|---|---|---|
| 오차 없음 | −35.2 dB | — |
| 0.2 dB, 2° | −32.3 dB | +2.9 dB |
| 0.5 dB, 5° | −27.8 dB | +7.4 dB |
| 1.0 dB, 10° | −22.7 dB | +12.5 dB |
0.5 dB 와 5° 라는 평범해 보이는 오차가 −35 dB 설계를 −28 dB 로 무너뜨린다. 저부엽과 적응 널은 채널들이 정확히 맞춰져 있을 때만 성립하는 성질이다. AESA 가 생산 단계의 정렬(alignment)과 운용 중의 교정(calibration)에 매달리는 이유가 이 표에 있다. 내장 교정 신호를 채널에 넣어 상대 이득과 위상을 주기적으로 재고, 온도에 따라 흘러가는 만큼을 보상하는 것이 운용 교정의 내용이다.
소자끼리 전자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 결합(mutual coupling)도 같은 자리에서 문제가 된다. 이웃 소자에 전력이 들어가면 내 소자의 실효 응답이 달라지므로, 소자 하나만 놓고 계산한 가중이 배열 안에서는 그대로 성립하지 않는다. 조향각에 따라 반사계수가 변하는 능동 반사계수 문제까지 포함해서, 디지털 쪽에서는 결합 정도를 미리 측정해 두고 가중에 그 역을 곱해 보상할 수 있다. 채널이 데이터로 남아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 이것도 디지털 빔포밍의 항목에 들어간다.
8. 정리
| 질문 | 답 |
|---|---|
| 빔포밍은 무엇인가 | 소자마다 어긋난 시간차를 위상으로 되돌려 더하는 것. 그 방향만 크게 남는다 |
| 가중은 무엇을 정하는가 | 크기는 부엽의 높이와 모양을, 위상은 빔의 방향을 정한다 |
| 부엽은 왜 중요한가 | 옆에서 들어오는 재밍과 클러터를 얼마나 막느냐다. −13 dB 는 1/20, −35 dB 는 1/3,000 |
| 빔은 어떻게 도는가 | 소자 간 위상 기울기. 90° 면 30°, 155.9° 면 60°. 조향할수록 빔폭은 $1/\cos\theta_0$ 로 넓어진다 |
| 차 빔은 왜 만드는가 | 합 빔 정점은 평평해 각도 정보가 없다. $\Delta/\Sigma$ 기울기가 빔폭의 수십 분의 일 정확도를 만든다 |
|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 | 합산 위치. RF 에서 합치면 되돌릴 수 없고, 디지털이면 같은 데이터를 몇 번이든 다시 합칠 수 있다 |
| 무엇이 발목을 잡는가 | 채널 오차. 0.5 dB·5° 면 −35 dB 부엽이 −28 dB 로 올라온다. 교정이 성능의 전제다 |
다음 장부터 신호처리로 들어가겠다. 이 장의 빔이 받아 온 수신 데이터를 놓고, 펄스 압축부터 시작한다.
참고 자료
- R. J. Mailloux, Phased Array Antenna Handbook, Artech House — 조향 위상, 양자화 로브, 부배열과 하이브리드 구조, 상호 결합
- M. I. Skolnik, Introduction to Radar Systems, McGraw-Hill — 합·차 빔과 모노펄스 정확도 식, 위상배열 시스템의 발전
- M. A. Richards, Fundamentals of Radar Signal Processing, McGraw-Hill — 디지털 빔포밍, 각도 추정 정확도와 $k_m$
- H. L. Van Trees, Optimum Array Processing, Wiley — 적응 빔포밍, 널 제약과 자유도, 공분산 기반 가중 산출
- E. Brookner, “Phased array radars — past, present and future,” IEE Radar Conf., 2002 — 수동에서 능동·디지털로 이어진 세대 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