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ar) 6. 위상배열 레이다 — 관성 없는 빔이 바꾸는 것
위상 기울기가 빔을 돌리는 원리부터 격자엽, 스캔 손실, 빔 스퀸트와 TTD, PESA·AESA·디지털 배열, 적응 빔포밍과 MIMO, 그리고 위상배열의 진짜 주제인 자원 관리와 캘리브레이션까지.
4편 7절에서 풀지 못한 채 넘어간 상충이 하나 있다.
빔폭 2°인 감시 레이다가 360°를 4초에 훑으면 표적에 머무는 시간이 22 ms, 펄스로는 22개다. 128개를 쌓으면 탐지거리가 105 km 인데 22개로는 67.6 km 에 그친다. 더 멀리 보려면 천천히 돌아야 하고, 천천히 돌면 갱신이 늦어진다. 기계식 회전 안테나에서 이 상충은 풀리지 않는다. 안테나에 관성이 있는 한 빔을 원하는 곳으로 즉시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위상배열은 빔을 전자적으로 옮긴다.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없으므로 다음 빔 위치까지 마이크로초면 된다. 그러면 “어디를 얼마나 오래 볼 것인가”가 더 이상 기구의 제약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결정이 된다. 이 글의 전반부는 그 빔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이고, 후반부는 그 결정을 어떻게 내리는지다.
기준 배열은 4·5편의 빔폭 2°에 맞춰 세운다.
| 항목 | 값 |
|---|---|
| 반송파 $f_0$ | 9.5 GHz |
| 파장 $\lambda$ | 31.557 mm |
| 소자 간격 $d$ | $\lambda/2$ = 15.779 mm |
| 한 축 소자 수 $N$ | 50 |
| 개구 $D = Nd$ | 0.789 m |
| 빔폭 $\theta_{3\mathrm{dB}} \approx 0.886\lambda/D$ | 2.031° |
| 평면 배열 | 50 × 50 = 2,500 소자 |
이 글의 배열 패턴은 전부 위 제원으로 실제 계산해서 그린 것이다. 사이드로브 위치와 깊이를 눈금대로 읽어도 된다.
1. 위상 기울기 하나가 빔을 돌린다
원리는 놀랄 만큼 단순하다. 소자마다 신호를 조금씩 다른 위상으로 내보내면, 합쳐진 파면이 기울어진다.
그림 1. 소자 간 위상차 α 를 일정하게 주면 빔이 θ₀ 로 간다. 아래는 실제로 계산한 배열 인자다.
$N$ 개의 소자가 간격 $d$ 로 놓여 있고 $n$ 번째 소자에 가중 $w_n$ 을 주면, 원역장 패턴은 이렇게 된다.
\[\mathrm{AF}(\theta) = \sum_{n=0}^{N-1} w_n\, e^{\,j n\left(\frac{2\pi d}{\lambda}\sin\theta + \alpha\right)}\]$\alpha$ 를 다음과 같이 두면 모든 항의 위상이 $\theta = \theta_0$ 에서 정렬되어 그 방향이 주엽이 된다.
\[\alpha = -\frac{2\pi d}{\lambda}\sin\theta_0\]| 조향각 | 소자 간 위상차 | 개구 양 끝 누적 |
|---|---|---|
| 0° | 0° | 0 바퀴 |
| 30° | −90° | 12.2 바퀴 |
| 60° | −155.9° | 21.2 바퀴 |
한 가지만 알아 두면 나머지가 따라온다. $u = (d/\lambda)\sin\theta$ 로 변수를 바꾸면 위 식은 가중 $w_n$ 의 이산 푸리에 변환이다. 즉 개구 위의 조명 분포와 원역장 패턴이 푸리에 쌍이다. 시간 파형과 스펙트럼의 관계와 정확히 같은 구조라, 4편에서 펄스 압축에 쓴 창 함수 이야기가 여기서 글자 그대로 재사용된다.
균일 가중의 첫 사이드로브가 −13.2 dB 인 것도 그래서다. 4편 3절에서 무가중 LFM 압축 출력의 첫 사이드로브가 −13.2 dB 였던 것과 같은 숫자이고, 같은 이유다.
2. 격자엽 — 시리즈 내내 나온 그 제약의 정체
0편 5절에서 “배열 소자 간격은 보통 $\lambda/2$”라고 썼고, 1편 6절과 2편 5절에서는 같은 현상을 각도 모호성이라 불렀다. 정체를 여기서 정리한다.
그림 2. θ₀ = 60° 로 조향한 같은 배열. d = 0.6λ 로 넓히면 −53.2° 에 두 번째 주엽이 선다.
지수의 위상이 $2\pi$ 의 정수배만큼 달라도 모든 항이 똑같이 정렬된다. 그래서 주엽은 하나가 아니다.
\[\frac{d}{\lambda}\left(\sin\theta - \sin\theta_0\right) = \pm 1, \pm 2, \ldots\]이 식을 만족하는 실수 $\theta$ 가 존재하면 그 방향에도 주엽과 같은 크기의 로브가 선다. 그것이 격자엽이다.
| $d$ | $\theta_0 = 0°$ | $\theta_0 = 30°$ | $\theta_0 = 60°$ |
|---|---|---|---|
| $0.5\lambda$ | 없음 | 없음 | 없음 |
| $0.6\lambda$ | 없음 | 없음 | −53.2° |
| $1.0\lambda$ | ±90° | −30° | −7.7° |
$\lvert\sin\theta\rvert \le 1$ 이므로 조건은 이렇게 정리된다.
\[\frac{d}{\lambda} \;\le\; \frac{1}{1 + \lvert\sin\theta_{\max}\rvert}\]$\theta_{\max} = 60°$ 면 $0.536\lambda$, 전 방향을 보려면 $0.5\lambda$ 다. $\lambda/2$ 라는 관례가 여기서 나온다 — 어디를 조향해도 격자엽이 없는 유일한 안전값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읽으면 이렇게도 된다. 소자를 성기게 놓으면(sparse array) 같은 소자 수로 더 큰 개구를 사서 빔을 좁힐 수 있다. 대신 격자엽이 생기므로, 시야를 좁히거나 소자를 비주기적으로 배치해 격자엽을 낮은 사이드로브로 흩뜨린다. 2편 5절에서 간섭계의 간격 $d$ 를 키워 정밀도를 사고 유일 구간을 잃은 것과 정확히 같은 거래다.
3. 조향의 대가 — 스캔 손실
빔을 옆으로 돌리면 표적 쪽에서 본 개구가 줄어든다. 정면에서 $D$ 였던 것이 $\theta_0$ 방향에서는 $D\cos\theta_0$ 다.
그림 3. 투영 개구가 cos θ₀ 로 줄어들면 빔폭은 1/cos θ₀ 배가 되고 이득은 cos θ₀ 배가 된다.
| $\theta_0$ | 투영 개구 | 빔폭 | 이득 (cos) | 이득 (cos¹·³) |
|---|---|---|---|---|
| 0° | ×1.000 | 2.031° | 0 dB | 0 dB |
| 30° | ×0.866 | 2.345° | −0.62 dB | −0.81 dB |
| 45° | ×0.707 | 2.872° | −1.51 dB | −1.96 dB |
| 60° | ×0.500 | 4.061° | −3.01 dB | −3.91 dB |
$\cos^{1.3}$ 쪽이 실제에 가깝다. 배열 인자만 보면 $\cos\theta_0$ 이지만 개별 소자의 방사 패턴도 옆으로 갈수록 약해지기 때문이다.
탐지거리로 환산하면 4편 7절의 $R^4$ 법칙이 완화해 준다. $R^4 \propto G^2$ 이므로 $R \propto \sqrt G$ 이고,
\[\frac{R(60°)}{R(0°)} = \sqrt{0.5} = 0.71 \quad (\cos^{1.3}\text{이면 } 0.64)\]3 dB 손실이 거리로는 29 % 감소다. 그래도 무시할 수는 없어서, 한 면으로는 대개 ±60° 까지만 쓰고 전 방위를 보려면 3~4 면을 세운다.
이 손실은 9절의 자원 관리에도 들어온다. 가장자리 빔은 같은 성능을 내려면 dwell 을 더 줘야 한다. 스캔 각도가 커질수록 한 번의 조사에 드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뜻이라, 탐색 영역의 가장자리가 예산을 더 먹는다.
4. 가중 — 4편의 그 표를 그대로 쓴다
균일 가중의 −13.2 dB 사이드로브는 대개 부족하다. 강한 클러터나 재밍이 사이드로브로 들어오면 주엽의 표적을 덮기 때문이다. 해법은 개구 조명을 가장자리로 갈수록 약하게 주는 것, 즉 테이퍼다.
1절에서 본 대로 개구 조명과 패턴이 푸리에 쌍이므로, 4편 4절의 창 함수 표가 축만 바꿔 그대로 성립한다.
| 가중 | 첫 사이드로브 | 빔 확장 | 이득 손실 |
|---|---|---|---|
| 균일 | −13.2 dB | ×1.00 | 0 dB |
| Taylor ($\bar n = 5$, −35 dB) | −35 dB | ×1.20 | 0.75 dB |
| Hamming | −42.8 dB | ×1.47 | 1.34 dB |
4편에서는 이 값들이 거리축의 시간 사이드로브였고 여기서는 각도축의 공간 사이드로브다. 같은 수학이라 값이 같다. 시리즈에서 같은 표가 두 번 나오는 유일한 경우이고, 우연이 아니라 푸리에 쌍대성 때문이다.
배열에서는 여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테이퍼를 주면 가장자리 소자의 송신 전력을 덜 쓰게 되므로 총 방사 전력이 준다. AESA 처럼 소자마다 증폭기가 있는 구조에서는 이것이 실질적인 낭비라, 송신은 균일에 가깝게 두고 수신에서만 테이퍼를 주는 설계가 흔하다. 송수신 패턴이 달라도 되는 것이 배열의 자유도 중 하나다.
5. 빔 스퀸트 — 위상 이동기는 시간 지연이 아니다
여기서부터가 위상배열 고유의 함정이다.
빔이 $\theta_0$ 로 가는 이유는 소자마다 파면 도착 시간 차이를 위상으로 보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 지연과 위상은 주파수에 따라 다르게 대응된다. 지연 $\tau$ 는 위상 $2\pi f\tau$ 를 만들므로, 위상을 고정하면 주파수가 바뀔 때 등가 지연이 달라진다.
그림 4. 위상은 9.5 GHz 기준으로 고정한 채 세 주파수의 패턴을 겹쳐 그린 것이다. 빔이 따로 논다.
$\tan\theta_0$ 이 붙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면에서는 문제가 없고 조향각이 클수록 급격히 나빠진다.
| 대역폭 | 60° 에서의 스퀸트 | 빔폭(4.06°) 대비 |
|---|---|---|
| 10 MHz (4편 기준) | 0.104° | 2.6 % |
| 100 MHz | 1.045° | 25.7 % |
| 1 GHz | 10.446° | 257 % |
4편의 10 MHz 대역이면 무시해도 된다. 1 GHz 광대역이면 대역 양 끝이 서로 다른 표적을 본다. 경계는 스퀸트가 빔폭 하나가 되는 지점, 약 389 MHz 다.
같은 이야기를 시간으로 하면 더 직관적이다. 개구를 파면이 가로지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tau_{\mathrm{fill}} = \frac{D\sin\theta_0}{c} = \frac{0.789 \times \sin 60°}{c} = 2.28\ \text{ns}\]이고, 이 시간의 역수 439 MHz 가 곧 위상만으로 감당 가능한 대역의 눈금이다. 두 계산이 같은 자릿수로 만나는 것이 우연이 아니다.
해법은 진짜 시간 지연(TTD, True Time Delay)이다. 소자마다 실제 지연선을 두면 주파수와 무관하게 빔이 고정된다. 다만 지연선은 위상 이동기보다 훨씬 크고 비싸므로, 보통 부배열 단위로만 TTD 를 넣고 부배열 안에서는 위상 이동기를 쓴다. 부배열 개구가 작아 그 안의 스퀸트는 견딜 만하기 때문이다.
4편에서 펄스 압축 대역폭을 키우면 거리 분해능이 좋아진다고 했는데, 위상배열에서는 그 대역폭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이 이 절의 결론이다. 거리 분해능과 조향각이 서로를 제약한다.
6. 아키텍처 — 무엇을 소자마다 두는가
그림 5. 전력을 어디서 만들고 디지털로는 어디서 바꾸는가에 따라 세 갈래로 나뉜다.
PESA 는 중앙에서 큰 전력을 만들어 합성망으로 나누고, 소자 앞에 위상 이동기만 둔다. 송신관 하나가 죽으면 레이다가 죽고, 합성망 손실이 그대로 잡음지수에 얹힌다.
AESA 는 소자마다 T/R 모듈을 둔다. 각 모듈에 증폭기·저잡음 증폭기·위상 이동기·감쇠기가 들어 있다.
- 고장이 점진적이다. 소자 하나가 죽어도 전체의 1/N 만 잃는다.
- LNA 가 소자 바로 뒤에 있어 합성망 손실이 잡음지수에 들어오지 않는다.
- 소자마다 진폭과 위상을 자유롭게 줄 수 있어 송신과 수신 패턴을 다르게 설계할 수 있다.
디지털 부배열 배열 은 부배열까지만 아날로그로 합성하고 그 뒤에 ADC 를 둔다. 여기서부터가 다음 절의 주제다.
소자별 진폭·위상 오차가 곧 사이드로브 바닥이다. 이론적으로 −40 dB Taylor 를 설계해도 소자 오차가 크면 실제 사이드로브는 그보다 높은 곳에 깔린다. 무작위 오차에 의한 평균 사이드로브는 대략 $\sigma^2/N$ 이라, 소자가 많을수록 오차에 강해진다. 2,500 소자 배열이 오차에 관대한 물리적 근거가 이것이고, 10절의 캘리브레이션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7. 디지털이 여는 것
부배열마다 ADC 를 두면 받은 신호를 여러 번 다르게 합성할 수 있다. 아날로그 합성망은 한 번 합치면 끝이지만 디지털은 같은 데이터에 다른 가중을 여러 벌 걸면 된다.
동시 다중 빔
가중 $w$ 를 $K$ 벌 준비하면 빔이 $K$ 개 생긴다. 송신은 한 번인데 수신은 여러 방향을 동시에 본다. 탐색에서 넓은 송신 빔을 쏘고 수신에서 좁은 빔 여러 개로 나눠 받으면 같은 시간에 여러 빔 위치를 처리할 수 있다. 9절 자원 관리의 예산이 통째로 완화된다.
값은 연산이다. 기준 배열을 50개 부배열로 나누고 10 MSPS 로 받으면
| 항목 | 값 |
|---|---|
| ADC 출력 (50 채널 × 10 MSPS × 8 B) | 4.0 GB/s |
| 빔 1개당 (50 복소 MAC/샘플) | 500 M MAC/s |
| 동시 16빔 | 8.0 GMAC/s |
4편 9절의 펄스 압축이 4.0 GMAC/s 였으니 같은 급이다. 그리고 이것은 펄스 압축 앞단에 붙는 부하다.
적응 빔포밍 — 간섭 방향에 널을 세운다
가중을 고정하지 않고 수신 데이터의 공분산에서 계산하면, 간섭이 들어오는 방향에 널을 파면서 표적 방향의 이득은 유지할 수 있다. 표적 방향 응답을 1로 묶고 출력 전력을 최소화하는 형태다.
\[w = \frac{R_x^{-1}a(\theta_0)}{a^H(\theta_0)R_x^{-1}a(\theta_0)}\]실무에서 걸리는 것은 $R_x$ 를 어디서 얻느냐다. 표본 공분산으로 대체하면 샘플 수가 부족할 때 성능이 급락한다. 경험칙(RMB 규칙)으로 자유도 $M$ 에 대해 $K \approx 2M$ 개의 표본이면 SINR 손실이 3 dB 정도다. 부배열 50개면 표본 100개가 필요하다. 표적이 섞이지 않은 순수 간섭 표본을 그만큼 모으는 일이 실제로는 가장 어렵다.
그리고 널 하나를 세울 때마다 자유도가 하나 줄어든다. 널을 많이 파면 빔 모양이 흐트러지고 사이드로브가 올라간다. 공짜로 얻는 것이 아니라 자유도를 지불하는 것이다.
MIMO 와 가상 배열
2편 6절에서 이름만 나온 것을 여기서 마무리한다. 송신 소자마다 서로 직교하는 파형을 쏘면, 수신에서 각 송신 성분을 분리할 수 있다. $N_T$ 개 송신과 $N_R$ 개 수신의 모든 조합이 생기므로 유효 소자가 $N_T N_R$ 개가 된다.
\[\text{가상 개구} \;\longrightarrow\; \text{각도 분해능} \approx \frac{\lambda}{N_T N_R\, d}\]물리 소자 수보다 훨씬 큰 개구를 살 수 있다는 것이 요점이다. 대가도 분명하다. 송신 전력이 $N_T$ 방향으로 나뉘므로 송신 이득이 그만큼 낮다. 넓게 쏘고 수신에서 분해능을 되찾는 구조라, 탐지거리보다 각도 분해능이 중요한 근거리 응용에서 유리하다. 차량 레이다가 MIMO 로 간 이유이고, 장거리 감시 레이다가 여전히 큰 위상배열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8. 모노펄스는 배열에서 가중이 된다
4편 8절의 모노펄스를 배열 관점에서 다시 보면 훨씬 단순해진다. 개구를 물리적으로 둘로 나눌 필요 없이, 가중 두 벌이면 된다.
\[w_\Sigma = [\,+1, +1, \ldots, +1, +1\,], \qquad w_\Delta = [\,-1, -1, \ldots, +1, +1\,]\]같은 수신 데이터에 두 가중을 걸어 $\Sigma$ 와 $\Delta$ 를 만들고 $\Delta/\Sigma$ 를 취한다. 디지털 배열이면 여기에 테이퍼를 따로 걸 수 있어, 합 채널은 이득 위주로 차 채널은 널 깊이 위주로 최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Bayliss 분포가 차 패턴 전용 테이퍼다.
방위와 고각을 동시에 재려면 가중이 네 벌 필요하다($\Sigma$, $\Delta_{az}$, $\Delta_{el}$, 그리고 대각 항). 각 채널이 5편의 측정 벡터에 그대로 들어간다.
9. 자원 관리 — 시간이 유일한 자원이다
여기가 위상배열 소프트웨어의 본체다. 빔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게 되면 어디를 언제 얼마나 볼지 결정하는 문제가 새로 생긴다. 기계식 레이다에는 이 문제가 아예 없었다.
그림 6. 레이다가 하는 일은 결국 dwell 하나를 시간축에 놓는 일이다.
태스크의 종류
| 태스크 | 목적 | 우선순위 |
|---|---|---|
| 탐색 | 정해진 영역을 훑는다 | 낮음 (하지만 빼먹으면 안 된다) |
| 확인 | 새 검출이 진짜인지 즉시 재조사 | 높음 |
| 추적 갱신 | 기존 트랙의 상태를 갱신 | 트랙 품질에 따라 |
| 특수 | 정밀 추적, 식별, 광대역 조사 | 상황에 따라 |
확인(confirmation) 태스크가 위상배열의 특권이다. 기계식이었다면 새 검출을 다시 보려면 안테나가 한 바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위상배열은 수 밀리초 뒤에 그 방향을 다시 볼 수 있다. 5편 8절의 M/N 확인 로직이 스캔 단위가 아니라 밀리초 단위로 돌아간다는 뜻이라, 트랙 확정이 비교할 수 없이 빠르다.
예산은 금방 바닥난다
기준 배열로 90° × 30° 영역을 훑는다고 하자.
\[\text{빔 위치} = \left\lceil\frac{90°}{2.03°}\right\rceil \times \left\lceil\frac{30°}{2.03°}\right\rceil = 45 \times 15 = 675\]탐색 dwell 을 10 ms 로 잡으면 탐색만 할 때 프레임이 6.75초다. 여기에 추적을 얹는다. 트랙 하나를 4 ms 로 1초에 한 번 갱신한다면
| 트랙 수 | 추적 점유율 | 탐색 프레임 |
|---|---|---|
| 50 | 20 % | 8.44 s |
| 100 | 40 % | 11.25 s |
| 200 | 80 % | 33.75 s |
| 220 | 88 % | 56.25 s |
선형이 아니다. 점유율이 100 %에 가까워지면 탐색 프레임이 발산한다. 트랙이 두 배로 늘 때 탐색이 세 배로 느려지는 구간이 있고, 그 지점을 넘으면 새 표적을 아예 못 찾는다. 그리고 새 표적을 못 찾으면 위협이 접근해도 모른다.
해법은 균등 갱신을 버리는 것
모든 트랙을 같은 주기로 볼 이유가 없다. 5편의 공분산이 그 판단 기준을 이미 들고 있다.
예측을 반복하면 $P$ 가 $Q$ 만큼씩 커진다. 그 크기가 문턱을 넘을 때만 조사하면, 등속으로 얌전히 가는 표적은 드물게 보고 기동하는 표적은 자주 보게 된다. 5편 7절의 IMM 모델 확률도 좋은 신호다 — 기동 모델 확률이 올라간 트랙에 갱신을 몰아주면 된다.
여기서 5편 9절에 적어 둔 제약이 되돌아온다. 갱신 주기가 트랙마다 다르면 $F$ 와 $Q$ 를 매번 $T$ 로 다시 만들어야 하고, 5편 5절의 α-β 상수는 쓸 수 없다. 자원 관리를 도입하는 순간 추적 필터도 함께 바뀐다. 두 모듈은 따로 설계할 수 없다.
스케줄러
실무의 스케줄러는 대개 우선순위 큐 위의 최기한 우선(EDF) 변형이다. 각 태스크에 마감 시각과 우선순위를 주고, 마감이 임박한 것부터 놓되 높은 우선순위가 선점할 수 있게 한다. 주의할 점 둘.
- 선점이 dwell 중간에 일어나면 안 된다. CPI 를 쪼개면 코히어런트 적분이 깨진다. 스케줄링 단위는 dwell 전체다.
- 굶주림(starvation)을 막아야 한다. 추적이 계속 밀고 들어오면 탐색이 영영 실행되지 않는다. 탐색에 최소 점유율을 보장하는 예약이 필요하다.
10. SW 관점 — 조향 계산, 캘리브레이션, 고장
빔 조향 명령
빔 하나를 놓을 때마다 2,500개 소자의 위상을 계산해서 내려보내야 한다. 평면 배열에서 $(m,n)$ 소자의 위상은
\[\phi_{mn} = -\frac{2\pi}{\lambda}\left(m\,d_x \sin\theta_0\cos\varphi_0 + n\,d_y \sin\theta_0\sin\varphi_0\right)\]로 분리 가능하다. $x$ 성분과 $y$ 성분을 따로 계산해 더하면 되므로 $O(N^2)$ 이 아니라 $O(N)$ 이다. 실시간 계산이 부담되면 조향각을 격자로 양자화해 테이블로 두는 방법도 있는데, 테이블 크기와 조향 정밀도가 상충한다.
위상 이동기 양자화
실제 위상 이동기는 연속값이 아니라 비트로 끊긴다.
| 비트 | 최소 스텝 | 양자화 로브 | 이득 손실 |
|---|---|---|---|
| 3 | 45.00° | −18.1 dB | 0.224 dB |
| 4 | 22.50° | −24.1 dB | 0.056 dB |
| 5 | 11.25° | −30.1 dB | 0.014 dB |
| 6 | 5.62° | −36.1 dB | 0.003 dB |
이득 손실은 4비트만 넘으면 무시할 수준인데 양자화 로브가 문제다. 조향 위상이 톱니 모양으로 끊기면서 그 주기성이 특정 방향에 가짜 로브를 만든다. −40 dB 사이드로브를 설계해 놓고 5비트 이동기를 쓰면 −30 dB 로브가 그 위에 서 버린다.
해법은 주기성을 깨는 것이다. 소자마다 작은 무작위 위상을 더해 두면 양자화 오차가 특정 방향에 몰리지 않고 잡음처럼 퍼진다. 평균 사이드로브는 조금 올라가지만 첨두 로브가 사라진다. 몇 줄짜리 코드로 20 dB 를 버는 흔치 않은 경우다.
캘리브레이션
배열은 캘리브레이션 없이는 종이 위의 성능을 내지 못한다. 소자마다 T/R 모듈 이득이 다르고, 급전선 길이가 미세하게 다르고, 그 차이가 온도에 따라 흐른다. 무작위 진폭·위상 오차는 그대로 사이드로브 바닥으로 나타난다.
측정 방법은 근접장 스캔, 상호 결합을 이용한 소자 간 측정, 외부 기준 신호원 등이 있다. 어느 쪽이든 결과는 소자별 보정 계수 테이블이고, 온도 구간별로 여러 벌을 들고 다니는 것이 보통이다. 3편 8절에서 채널 간 위상 오프셋을 온도와 함께 기록해야 한다고 적은 것의 2,500채널 버전이다.
소자 고장
AESA 의 장점이 고장이 점진적이라는 것인데, 그 “점진적”이 얼마나인지는 숫자로 알아야 한다. 2,500 소자 배열에서 고장률 $p$ 일 때
| 고장률 | 이득 | 평균 사이드로브 바닥 |
|---|---|---|
| 2 % | −0.18 dB | −50.9 dB |
| 5 % | −0.45 dB | −46.8 dB |
| 10 % | −0.92 dB | −43.5 dB |
| 20 % | −1.94 dB | −40.0 dB |
이득은 거의 안 떨어진다. 20 %가 죽어도 2 dB 다. 진짜 열화는 사이드로브 쪽에서 온다. −40 dB Taylor 로 설계한 배열이 고장률 20 %가 되면 무작위 사이드로브 바닥이 설계값과 같아져 클러터 억제가 무너진다.
그래서 고장 판정 기준을 이득이 아니라 사이드로브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죽은 소자의 위치를 알고 있으면 남은 소자의 가중을 다시 계산해 패턴을 어느 정도 복원할 수 있다. BIT 로 소자 상태를 읽어 주기적으로 가중을 갱신하는 것이 표준이다.
정리하면
| 층 | 실시간성 | 주된 관심 |
|---|---|---|
| 빔 조향 명령 | µs | 테이블 대 계산, 지연 |
| 빔포밍 · 펄스 압축 | CPI 단위 | 처리량, 메모리 대역 |
| 검출 · 추적 | CPI ~ 초 | 정확도, 일관성 |
| 자원 관리 | 수십 ms | 마감, 굶주림, 부하 |
| 캘리브레이션 | 분 ~ 시간 | 온도 추종, 고장 반영 |
층마다 시간 규모가 다르고, 그래서 대개 다른 프로세서에 올라간다. 층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먼저 정하는 것이 위상배열 SW 설계의 첫 단계다.
11. 정리
| 절 | 핵심 |
|---|---|
| 1 | 개구 조명과 패턴은 푸리에 쌍이다 |
| 2 | 격자엽 조건 $d/\lambda \le 1/(1+\lvert\sin\theta_{\max}\rvert)$ 이 $\lambda/2$ 관례의 근거 |
| 3 | 60° 조향에 빔폭 2배, 이득 −3 dB, 거리 0.71배 |
| 4 | 4편의 창 함수 표가 각도축에 그대로 성립한다 |
| 5 | 위상 이동기는 시간 지연이 아니다 — $\Delta\theta = (\Delta f/f_0)\tan\theta_0$ |
| 6 | AESA 는 고장이 점진적이고 잡음지수가 낮다 |
| 7 | 디지털은 같은 데이터를 여러 번 다르게 합성한다 |
| 8 | 모노펄스는 가중 두 벌이다 |
| 9 | 시간이 유일한 자원이고, 점유율은 선형으로 오르지 않는다 |
| 10 | 캘리브레이션 없는 배열은 설계 성능을 내지 못한다 |
되돌아오게 될 것은 셋이다.
- $d \le \lambda/2$ — 0편부터 다섯 번 나온 그 제약의 정체
- $\Delta\theta = (\Delta f/f_0)\tan\theta_0$ — 대역폭과 조향각은 서로를 제약한다
- 점유율이 오르면 탐색 프레임은 발산한다 — 자원 관리가 성능을 정한다
시리즈를 한 장으로
| 편 | 다루는 것 | 남기는 것 |
|---|---|---|
| 0 | 단위, 파장, 데시벨, 도플러 | 눈금 |
| 1 | 위상과 IQ, 직교 복조 | 복소 기저대역 |
| 2 | CW 와 FMCW, 접기의 대가 | 파형 선택 |
| 3 | CW 수신 체인 구현 | 한 프레임의 표적 목록 |
| 4 | 펄스, 압축, PRF, MTI | 거리–도플러 맵 |
| 5 | 연관, 필터, 트랙 관리 | 트랙 |
| 6 | 배열, 조향, 자원 관리 | 무엇을 언제 볼지 |
안테나에 들어온 전파가 화면의 트랙 심볼이 되고, 그 트랙이 다시 다음 빔을 어디로 보낼지 결정하기까지 — 고리가 여기서 닫힌다. 전체 지도는 목차에 있다.
참고 자료
- R. J. Mailloux, Phased Array Antenna Handbook, Artech House — 배열 이론의 표준 레퍼런스. 격자엽, 양자화, 오차 해석
- R. C. Hansen, Phased Array Antennas, Wiley — 테이퍼와 사이드로브, 소자 고장의 통계적 취급
- M. I. Skolnik, Radar Handbook, McGraw-Hill — 위상배열 시스템 설계와 자원 관리 장
- M. A. Richards, J. A. Scheer, W. A. Holm (eds.), Principles of Modern Radar, SciTech — 빔 스퀸트, 부배열 TTD, 디지털 배열
- H. L. Van Trees, Optimum Array Processing, Wiley — 적응 빔포밍, MVDR, 표본 공분산의 수렴
- I. S. Reed, J. D. Mallett, L. E. Brennan, “Rapid Convergence Rate in Adaptive Arrays,” IEEE Trans. AES, 1974 — $K \approx 2M$ 규칙의 원 논문
- J. Li, P. Stoica, MIMO Radar Signal Processing, Wiley — 가상 배열과 직교 파형